지구에서 한아뿐 작가 소개
정세랑 작가는 1984년 생으로 역사교육과를 졸업 후 편집자로 일하다가 2010년 판타스틱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이만큼 가까이라는 작품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받고 2017년에는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 장편소설 큰 인기를 끌었던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지구에서 한아뿐 등이 있다.
지구에서 한아뿐 줄거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환경을 사랑하며 저탄소 생활을 몸소 실천 중인 의류 디자이너 한아이다.
한아는 환생이라는 작은 수선집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세월과 이야기가 묻은 옷에 작은 새로움을 더해주기를 좋아한다.
그녀에게는 여행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11년 된 남자친구 경민이 있다.
언제든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싶어 하는 경민은 여행경비만 모이기를 기다렸다 캐나다에 유성우를 보겠다며 훌쩍 떠나버린다. 현아는 이런 경민에게 서운함을 느끼지만 이 또한 사랑이겠거니 애써 넘겨버린다.
경민이 떠나고 시간이 지나 캐나다에 큰 운석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뉴스에 흘러나왔고 한아의 걱정과는 달리 경민은 무사히 돌아왔다. 하지만 11년을 함께한 남자친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숨길 수는 없었다.
한아의 친구는 그가 여행을 통해 개과천선 했다고 믿지만 한아는 한편 의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아는 경민의 입에서 푸른빛이 나오고 팔에 있던 커다란 흉터가 사라진 것을 보게 된다.
역시나 그의 정체는 먼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었다. 한아는 이 사실에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한아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져 무려 2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 경민을 점차 받아들이게 된다.
외계인 경민은 사실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지는 그날 인간 경민과 거래를 하게 되고 경민의 신체정보, 한아에 대한 기억등을 넘기는 조건으로 온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외계인 경민을 받아들인 한아는 점차 진심을 다해 그를 사랑하게 되고 둘은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아끼던 둘에게 죽음을 앞두고 몸이 만신창이가 된 인간 경민이 나타난다.
인간 경민은 우주여행 거래를 할 때 지켜야 하는 규칙을 모두 어겨버리고 무리해서 매일매일 우주여행을 해버렸고 그로 인해 몸이 이곳저곳 부서지고 죽음을 앞둔 상태가 된 것이다.
인간 경민은 사랑했던 한아와 마지막을 보내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한아는 한 때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인간 경민과 지금 그 무엇 보다도 사랑하는 외계인 경민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지만 결국 인간 경민의 곁을 지켜주기로 한다.
외계인 경민이 떠난 후 한아는 늘 그를 그리워했고 인간 경민의 죽음 후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된다.
남은 인생을 더욱 사랑하며 살다가 현아가 죽게 된 날 한아의 영혼을 외계인의 몸으로 재 탄생 시키며 그들은 영원을 함께 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막을 내린다.
지구에서 한아뿐 후기
SF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외계인에 대한 생각도 부정적인 사람으로 처음 이 책을 읽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첫 장을 넘기고 느낀 건 몰입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상상하기도 힘든 외계인과의 사랑이라 내가 한아였다면 과연 외계인 경민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수 없이 던졌지만 진행되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래서 사랑은 언제나 위대하다는 수식어가 붙는 게 아닐까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중간중간 저탄소생활, 환경 보호, 채식주의 등 주인공이 지향하는 신념을 통해 현실의 환경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마냥 로맨스 소설이다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이건 자연과 환경을 위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없는 따지고 보면 조금 어지럽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한아가 되어있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지구에서 한아뿐 기억에 남은 문장
"한아를 위해서라면, 우주를 횡단할 만큼 전 확신이 있어요."
"다시 여행하고 싶지는 않아? 공항에 오니까 여행 싫어하는 나도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다시, 다시, 다시 태어나줘"
한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꼈던 외계인 경민의 마음이 강하게 느껴지는 문장들이었다.
사랑은 따뜻하고 사랑은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