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작가 소개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한강 작가는 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 서울의 겨울 이라는 시 외 4편을 발표하고 서울신물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강 작가의 대표 작품으로는 채식주의자, 검은 사슴, 희랍어 사건,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으며 2016년엔 채식주의자라는 책으로 한국 작가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게 되었다.
한강 작가는 약 100년 뒤에 출간이 되는 노르웨이의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의 참여 작가로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작품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역사 배경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이라는 시간에 걸쳐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한다. 이는 제주도 역대 최대의 참사 중 하나로 꼽히며 제1공화국 시기에 남로당의 지휘를 받는 빨치산 조직의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이 억울하게 학살되고 희생되었다.
민간인의 사망자 숫자로 비교하면 최대 25,000~30,0000명으로 6.25 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4.3사건의 명칭은 1948년 4월 3일에 발생했던 대규모 소요사태에서 유래했으며 '단독선거 반대'라는 슬로건으로 습격이 시작되고 5.10 선거를 방해하여 무효화시켰다. 그로 인해 정부는 1948년 11월 17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제주 중간산 지역 전체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실시하게 되면서 마을의 95% 이상이 소각되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2003년 발간된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는 이 사건의 책임을 민간인을 살해하고 지도부가 북한 정권 수립을 지지함으로 유혈사태를 가속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한 남로당의 무장대, 제주도청 총무국장 고문시차 사건 등을 자생한 서북청년회, 초토화 작전을 시행한 이승만 대통령, 진압 과정에 관련된 미군정의 책임을 모두 지적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간인을 상대로 정치 집단의 대부분이 학살에 가담 또는 방관, 조장하였기에 어느 누구도 책임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아주 비극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줄거리
작별하지 않는다의 작품 속에는 주인공인 경하와 사진작가였던 20년 지기 친구 인선이 등장한다.
책의 시작은 경하의 꿈으로 시작된다. 경하는 눈이 내리고 있는 넓은 바다에 서 있다. 그곳엔 무덤과 같은 검은 통나무들이 가득히 세워져 있고 점차 밀물이 밀려오고 있었다. 경하는 그곳에 묻힌 뼈들이 밀물에 다 쓸려가기 전에 어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이 많은 뼈들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깨어난다.
경하는 도시의 학살 사건에 관한 책을 출판 후 지속적으로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고 있었고 점차 정서적, 정신적으로 지쳐가는 그녀는 유서까지 작성하지만 그 유서마저도 전달할 곳을 정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안고 겨우 살아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친구 인선에게 연락이 온다. 그녀는 사진작가이자 독립 영화까지 제작하였지만 엄마 병간호를 핑계로 고향으로 내려가 목공일을 하고 있는 친구이다. 인선은 목공일을 하다 절단 사고를 당하고 경하에게 반려 앵무새를 돌봐 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하게 된다. 거절할 수 없었던 경하는 급하게 제주로 내려갔지만 경하의 희망과 달리 죽은 앵무새를 맞이하게 된다. 앵무새를 마당 큰 나무 밑에 묻어주며 큰 상실과 슬픔을 느낀 경하는 춥고 어두운 인선의 집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울에 있는 인선이 눈앞에 보이고 죽었던 앵무새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본 경하는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이 환상을 통해 인선의 깊은 가족이야기를 듣게 된다. 인선의 부모님은 4.3 사건의 피해자였다.
인선의 아버지는 가족들이 모두 사살당한 것도 모자라 옥살이까지 했고 어머니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모 손을 잡은 채 시신이 가득한 운동장을 뒤져보던 기억을 안고 살아왔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인선의 어머니는 삼촌이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수용소에 끌려간 그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뼈저리게 아픈 이야기를 가진 인선은 경하의 꿈을 들은 그 순간부터 다큐 제작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경하는 끝내 제작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만 인선은 오랜 시간 계획하고 준비하며 언젠가 제작되는 그날만을 기다렸고 경하가 인선의 혼을 본 그날 인선은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뜻깊은 의미가 있는 장소로 데려간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다 꺼져가는 불꽃에 의존한 채 눈 속에 파 묻혀 이야기의 막을 내린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느낀 점
한강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마지막을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라고 적었다.
끔찍하고 숨이 막힐 듯 아픈 역사를 사랑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마음에는 아마도 희생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서로를 지켜내려 했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을 다 읽고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름답게 적힌 표현들 속에 마음이 너무 시렸다.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이 떠올랐고 다시는 아픈 역사들이 그 어느 나라에서도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작품으로 여운이 잔잔히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