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진찰실 작가소개
나쓰카와 소스케 작가는 197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의학부 졸업 후 현재도 의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이다.
2009년 신의 카르테 라는 작품으로 제10회 쇼각칸문고 소설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에 이어 신의 카르테2,3,0,4 차례로 출간되고 큰 인기를 얻고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될 만큼 크게 흥행하였다.
나쓰카와 소스케는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합친 펜네임으로, 나쓰는 나쓰메 소세키, 카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스케는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소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에서 따왔다고 한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이 작가의 첫 번째 판타지 소설로 은하철도의 밤의 21세기 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화제가 되었다. 그 외 단편 시작의 나무 등이 있다.
스피노자의 진찰실 출판사 서평
이 소설의 주인공은 교토의 지역 병원에서 일하는, 작가와 같은 직업을 가진 내과 의사 이야기다.
이름은 마치 데쓰로.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자신의 소신이 설령 병이 낫지 않아도, 남겨진 시간이 짧아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어. 분명히 그럴 수 있다는 게 내 나름의 철학이거든. 그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라고 말한다. 데쓰로가 삶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질문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할 뿐이다. 스피노자를 즐겨 읽는 데쓰로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스피노자의 철학과 많이 닮아 있다.
"이런 희망 없는 숙명론 같은 것을 제시하면서도 스피노자가 재미있는 점은 인간의 노력을 긍정한 데 있지.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면 노력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텐데, 그는 이렇게 말했거든. 그렇기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간의 의지로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
쓰나미나 지진을 없앨 수 없고, 환자 몸속에 생긴 췌장암을 없애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라는 말속에 희망의 빛이 일렁거린다.
작가와 주인공의 말처럼 이 소설에는 놀라운 기적도, 교수들의 권력투쟁도, 음모도 없다. 지역의 작은 병원을 무대로 , 이런저런 질병으로 인해 고달픈 인생을 사는 보통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삶의 본질과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고 상냥한 필치로 담아냈다. 특히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노령의 환자와 그 가족에게 오직 병의 치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남은 생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진료를 펼치는 모습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또한 뛰어난 의술로 치료에 난관을 겪는 환자들을 살려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역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여러 죽음의 순간을 묘사하지만 신기하게도 읽는 이의 마음에는 따뜻함과 뭉클함이 차오른다.
마치 데쓰로는 암 환자에게 힘내라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서두르지 말라고 말한다.
생을 다하고 떠난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넨다.
이 책을 읽는 사람도 어느새 환자의 마음이 되어 문장 하나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칫 신파적인 내용이 될 수 있지만 결곡한 문장에 아름다운 교토의 풍경까지 더해져 소박하고 행복한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들게 한다. 모처럼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똑같은 일상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의 후기
"의료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강해지는 게 아니야. 기술에는 사람의 슬픔을 극복할 힘이 없다. 용기나 안심을 약국에서 처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그런 것을 꿈꾸는 사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행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뭔가 다른 거야."
기억에 많이 남는 문장이다. 현재 의료는 치료할 수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물론 많은 사람을 살려내고 있다.
수술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도 이 책은 큰 감명을 주었다.
기술에는 사람의 슬픔을 극복할 힘이 없다는 저 말이 얼마나 울림이 되는 말인가 되짚어 본다.
본인이 암에 걸리고 설령 수술하고 약을 먹어 고칠 수 있다 한들 용기나 안심되는 마음을 약국에서 처방해주지 않으니 그 마음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고 안심시켜 줄 수 없다. 시간은 찰나와 같고 무언가 다짐하고 계획하는 사이 다 흘러가버리니.
이 작품을 읽어보면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하며 그들의 아픔에 대해 힘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진정한 의료는 사실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아픈 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들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주변에 혹시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분명히 잔잔하고 큰 위로가 되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