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세탁소 작가 소개
윤정은 작가는 살며 사랑하며 이야기의 힘을 믿고 오늘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또한 2012년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작품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 등 에세이 위주의 책들과 메리골드 마음세탁소와 같은 소설 작품 등 여러 작품을 썼다.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줄거리
아름다운 능력을 가진 마을에서 특별한 아이가 태어났다. 타인의 슬픔을 공감하고 그것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였다.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아가야 했는데 아이의 부모님은 딸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늦은 밤 대화를 나눈다. 이 이야기를 뒤에서 듣게 된 딸은 그날 밤 사랑하는 가족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떠나가버리는 꿈을 꾸게 되고 다음 날 그것은 현실이 되어 버린다. 사실 이 능력은 본인이 능력을 알게 되면 한동안 생각하고 꿈꾸는 것이 현실이 되는 단점이 있다. 아이는 가족을 찾기 위해 꿈을 꾸고 또 꿈을 꾸며 다시 태어나 몇 세기를 걸쳐 살아가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녀는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메리골드라는 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본인을 지은이라 소개하며 언덕 위에 작은 방을 예쁘게 꾸며 마음 세탁소를 운영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으로 방문한 사람은 연희와 재하, 지은의 단짝 친구들이 되어줄 사람들이 찾아왔다.
연희는 꿈 많은 희재와 사랑하며 그에게 최선을 다했던 사랑의 얼룩을 지우길 원했다. 오랜 시간 사랑을 했고 시간이 흘러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그를 보고 헤어진 연희는 희재와의 추억을 모두 지우고 싶었지만 사랑했던 순간 속에서 너무나 행복했던 본인을 발견하면서 미움 그리고 원망이라는 얼룩의 반만 지우게 된다.
재하는 어린 시절 가난한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며 늘 어린아이를 두고 일하러 가야 했던 엄마는 밖에서 자물쇠로 문을 잠고 나가곤 했다. 자물쇠로 잠긴 문을 사이에 두고 재하와 엄마는 눈물을 흘렸고 늘 엄마가 우는 것이 마음이 아팠던 재하는 어느날 부터 눈물을 꾹 참고 혼자 남겨진 방에서의 시간을 견뎌냈다. 그 긴 시간을 견뎌낼 수 있게 했던 건 영화였고 커가면서 영화제작을 해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진학을 하게 된다. 이후 영화제 수상이력으로 기대를 받지만 기대와 달리 정체기가 찾아오고 새로 제작한 영화가 혹평을 받으며 생계도 겨우 이겨내고 있었고 세탁소를 찾은 재하는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제작했던 영화를 지우고 싶어 했다. 재하는 외로움과 영화를 지우는 것과 함께 엄마의 얼룩도 함께 지워달라 요청했다.
재하의 엄마는 연자이다. 그녀는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했고 유부남인 작업반장과 사랑에 빠져 재하를 낳게 된다.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던 연자는 홀로 아이를 키워내고 어린아이를 지키기 위해 늘 문을 잠그고 일을 나갔다. 고단하고 힘든 삶이지만 친척언니 정순으로 인해 서로 의지하며 점차 편안한 마음이 찾아온다.
정순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연자는 그녀를 그리워 하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도 하고 여행도 떠나며 나름의 행복을 찾아 살아가게 된다. 연자는 불행한 날이 많았지만 그 덕에 오늘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재하도 그녀의 곁에 있으니 그 얼룩은 지우지 않겠다고 말한다.
다음 손님으로는 은별이 찾아온다. 10대 때부터 인플루언서로 많은 돈을 벌었고 가난했지만 서로를 아꼈던 가족들은 어느샌가 은별에게 돈과 사회적 영향력만 요구하게 된다. 가족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리해서 일하던 그녀는 악플과 소송에 휩싸이고 힘들고 혼자 남은 순간 은별은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다행히 목숨을 지킨 그녀는 우연히 마음 세탁소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그녀는 화려했던 시절의 모든 삶을 지워달라 요청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지 못했던 삶들을 모두 지워내 버린다. 얼룩진 마음을 지운 그녀는 sns계정을 삭제하고 가족에게서 독립하게 되고 다른 직업을 찾아 이제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다음 손님은 영희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사는 가족 사이에서 무시를 당하고 학교폭력까지 당하며 고등학교를 중퇴한 영희는 하루하루 고통 속에 겨우 버티며 살아왔다. 그런 자책과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모두 지우고 싶어 세탁소에 방문했고 지은을 통해 얼룩을 모두 지우고 택배기사가 된다. 택배기사가 된 후 영희는 스스로가 쓸모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꼭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쓸모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 손님으로 재하와 연희의 친구인 해인이 방문하게 되고 그녀는 지은이 슬픔에 잠긴 순간을 우연히 사진으로 남기게 되며 그녀를 마음에 담게 된다. 지은은 너무 오랜 세월을 살았던 탓에 방문한 모든 손님에게 반말을 했지만 유독 해인에게만은 존댓말을 하며 다른 손님과는 다르게 대했다. 3명의 친구는 종종 지은을 찾아왔고 그들은 더욱 가까워진다.
어느 날 택배기사를 하는 영희가 찾아와 여자 아이를 잠시 봐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지은은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본다.
본인은 이름이 없다는 아이에게 봄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봄이를 지켜보던 지은은 어린아이가 바로 어린 시절의 본인임을 깨닫는다. 여자 아이를 보며 가족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이제 방황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삶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지은은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인에게 달려가고 해인은 지은이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주며 막을 내린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내가 이토록 슬프고 텅 빈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P.237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후기
작품 속 표현되는 모든 것들이 예쁘게만 느껴지는 마치 동화 같은 소설이였다.
어느 누구도 마음에 얼룩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실 속에도 마음세탁소가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치유받는 기분도 들었다. 이 작품을 읽어보면 각자의 얼룩을 지운 후 인물들의 새로운 도전들이 인상 깊었다.
다시 무언가를 도전하고 경험하면서 진정한 삶의 방향을 찾고 의미를 깨닫는 모습에 퇴사를 앞두고 복잡한 나에게 큰 용기가 되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연자의 이야기이다. 힘들고 아픈 시간을 지나 지금의 행복을 마주하기까지 그녀는 오랜 시간을 얼룩진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그 얼룩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도 있다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누구나 얼룩진 시간들이 있다. 그 시간뒤에 마주할 행복을 위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원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고, 찰나의 행복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1의 행복은 9의 슬픔을 지워준다."
이 책을 읽는 나에게 또한 모두에게 1의 행복이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게 만들길 기원한다.